무기력하다.
날씨가 갑자기 더워져서 그런가?
화창한 날씨에 도서관에 있어야 해서 그런가?
연애를 안해서 그런가?
진로문제로 고민하느라 그런가?
시험에 대한 조급함으로 인한 것인가?
슬럼프는 언제나 나를 찾아왔었다.
예전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1.중학교 2학년 가을
중2병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나도 그 당시 그런 기운에 사로잡혀 있었나보다.
어떠한 것에도 의욕이 생기지 않고
당시 삶과 죽음의 철학에 대해 고민하고 눈물흘리고
인연의 덧없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인간관계의 허무함을 돌이켜보고
특별하게 친한 친구도 없었고 오히려 약간의 괴롭힘마저 당한 시절이었다.
시 주최 영어, 수학경시에서 상을 받았지만 학교성적은 곤두박칠쳤고,
공부가 싫어 오락실에서 철권에 탐닉해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학교에서 교장선생님께 손가락질하다가 정학당할 뻔 했고
다행히 경시 상 때문인지 학교봉사시간 채우기로 때웠던 경험.
중2병의 흔한 증상이었다.
이런 슬럼프는 겨울방학부터 꽂힌 판타지소설로 극복이 되었다.
이걸 극복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적어도 계속 소설 빌려보니까
인생이 재밌어지더라.
중3때만 무려 400권을 빌려봤으니.. 대여점 주인과도 친해졌고.
이때 들인 판타지소설 읽기 습관이 무려 고2까지 이어졌고,
덕분에 좋은 고등학교 친구 4명이 생겼으니 전화위복인 셈이다.
#2. 고등학교 2학년 가을
앞에서 아버지의 편지에서 소개된 그 시절이다.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성적에 대해 고민하고,
이유없이 반항하고,
일은 잘 안풀리고 그런 시절이었다.
학원에서는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홀로 다니는데,
학원에서는 같은 고등학교 친구들끼리 어울리는데 나만 따로 수업 듣고,
학교에서는 친구들하고 잘 놀았지만 어딘가 허전한 부분이 있었다.
중학교 때부터 길들여져 온 혼자 다니는 습관이 견고해지는 시기였다.
그래도 이 때는 같은 반 얘들끼리 끈끈한게 있어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처음으로 학교 학생회에 참석했는데
잘 적응하지 못했던 것이다.
1학년 때부터 계속 임원이었던 아이들의 연속성을 그 당시의 나로선
버텨내기 어려웠었다. 물론 내가 잘 어울리지 못한 탓이 제일 크겠지만.
고등학교 특성상 같은 지역의 중학교 때부터 알던 아이들이라
중3 말에 전학온 나로서는 다른 아이들을
다양하게 알지 못했던 점도 있었던 것 같다.
#3. 고등학교 3학년 가을 / 반수 가을
대학 수시전형을 쓰지 않기로 결정하고 수능에 올인했던 때였다.
9월 모의 끝나고 갑자기 흉통이 생기면서 근육이 뭉치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 통증이 1달 이상 지속되면서 수능 한달 앞두고 고생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스트레스로 인한 muscle spasm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그 당시는 호흡만 하면 아플 정도였으니.
반수 준비하면서도 마찬가지의 상황이 벌어졌다.
고3때와 마찬가지로 어쩜 이렇게 시기가 겹치는지.
10월때 다시 한번 전과 같은 흉통이 15여일간 지속되었다.
반수 실패 후 다시 학교 돌아가면 어쩌지 하는 생각만 계속들고
모의고사는 계속 원하는 대학은 힘들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고.
이 때는 슬럼프를 그냥 머리를 놓아버림으로써 해결했었던 것 같다.
뭐 실패하면 어때? 이런 생각으로.
시험 전날에도 인터넷 하면서 놀고.
마음이 더 편안해 졌었던 것 같다.
#4.본2 여름
종양학-혈액학-내분비학으로 이어지는 블럭코스였다.
종양학때는 공부하기 싫은 정도였는데 내분비학 때는 심신이 피로했는지
될대로 되라는 식이었다.
그 당시 내가 알고 있던 것은 당뇨병이 전부?
산부인과 쪽은 아예 시험당일에도 지식이 전무했고.
도서관에서는 계속 쓰러져있었고, 정말 힘들었었다.
내분비학 시험지 받아든 순간 전혀 모르겠다!! 이거였고
검은 글씨만 보이는 수준이었다.
본2 2학기 블럭도 힘들었고, 본3 연말준비도 힘들었지만 개인적으로
본과 생활의 위기를 꼽자면 난 주저없이 본2 6월을 들겠다.
P.S. 본3 연말고사
오히려 이때는 마음이 편안했었다. 시험 발리는 느낌을 즐겼고, 내과시험 1주일
공부시간 중 이틀은 미드보면서 놀았고, 소아과시험 5일 대비 중 하루는 놀고.
시험 하나하나 끝나는 재미가 있었다.
빡세게 몸이 굴러가는 느낌이 좋았었다.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학점은 초탈해서 그런지 허허 거리고.
슬럼프 극복은 하나밖에 없는 것 같다.
마음을 비우기.
due date가 정해지면 무조건 빨리 시작해서 끝장을 내야하는 성격인지라
조급함을 버리기는 어렵지만 결과에 대한 집착을 비우면 이것도 지나갈 것이다.
그래도 주어진 것 + alpha를 하도록 노력은 해야겠지.
Sunday, May 29, 2011
Sunday, May 22, 2011
해바라기
해바라기 - 사랑으로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 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그러나 솔잎 하나 떨어지면 눈물 따라 흐르고
우리 타는 가슴 가슴마다 햇살은 다시 떠오르네
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 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그러나 솔잎 하나 떨어지면 눈물 따라 흐르고
우리 타는 가슴 가슴마다 햇살은 다시 떠오르네
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Saturday, May 21, 2011
A brown nose
Brown nose = Ass kicker = Someone who 'suck up'
비속어로 흔히 '후빨한다'고 하는 이 단어는 urban dictionary에서
가장 추천을 많이 받은 정의에 의하면
Someone who sucks up to you to gain your favor. This is done by doing stuff for you for no apparent reason, laughing at stuff you do that wasn't suppose to be funny, agreeing with everything you say, etc...
라고 한다.
주변에 이렇게 선배나 혹은 교수님께 sucking up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정작 주위의 동기에게는 다른 면모를 보이면서.
外柔內强과는 전형적으로 반대되는 사람들...
누구는 이런 사람들이 사회에서 성공한다고들 한다.
내가 이런 것을 잘 못해서 열폭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을 직접 겪으면 짜증이 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평판이라는 것.
실력이 우선인 것이 당연하고, 그 사람을 잘 모르면서
세간의 평 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눈은 의외로 정확하다.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보면
평판이란 것이 사람을 평가하는 barometer가 되기에는 충분하다.
brown noser를 감별하기엔 충분조건이 되는 셈이다.
비속어로 흔히 '후빨한다'고 하는 이 단어는 urban dictionary에서
가장 추천을 많이 받은 정의에 의하면
Someone who sucks up to you to gain your favor. This is done by doing stuff for you for no apparent reason, laughing at stuff you do that wasn't suppose to be funny, agreeing with everything you say, etc...
라고 한다.
주변에 이렇게 선배나 혹은 교수님께 sucking up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정작 주위의 동기에게는 다른 면모를 보이면서.
外柔內强과는 전형적으로 반대되는 사람들...
누구는 이런 사람들이 사회에서 성공한다고들 한다.
내가 이런 것을 잘 못해서 열폭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을 직접 겪으면 짜증이 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평판이라는 것.
실력이 우선인 것이 당연하고, 그 사람을 잘 모르면서
세간의 평 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눈은 의외로 정확하다.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보면
평판이란 것이 사람을 평가하는 barometer가 되기에는 충분하다.
brown noser를 감별하기엔 충분조건이 되는 셈이다.
Sunday, May 15, 2011
[스크랩1] 스마트폰 호갱님
뽐뿌게시판 같은데서 할부원금 꼭 확인하세요
가장 중요한것은 할부원금입니다.
폰팔이들에게 걍 다 필요없고 할부원금 얼마인지만 물어보세요.
(아마 절대 이야기를 안하려고 할겁니다. 인터넷보다 훨씬 비쌀꺼니까요.)
공짜폰이아니라 사실은 통신사에서 매월 나오는 요금할인을 할부원금 나누기 24로 바꿔치기해놓고는 절대 이야기 안하고(할부원금이 얼마인지)파는 24개월 할부판매폰이죠.
아니면 이야기 할것도 없이 LG U+같은 경우에
오즈 스마트3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이 312,000원
오즈 스마트4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이 432,000원
오즈 스마트5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이 504,000원
SK텔레콤 같은경우 좀 복잡한데 대략적으로 계산해보면
올인원3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 420,400(월 스페셜할인 12100원+T할부지원 5000원 * 24)
올인원4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 502,800(월 스페셜할인 15950원+T할부지원 5000원 * 24)
올인원5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 622,800(월 스페셜할인 19250원+T할부지원 6700원 * 24)
KT는 스마트스폰서 프로그램이 1,2년차때 지원금액이 달라 더 복잡오묘한데
2년 약정으로 가정하고 대략적으로 찾아보면
I-슬림/teen 쓰면 공짜다 -> 할부원금 343,200원(총 요금할인액)
I-라이트/talk 쓰면 공짜다 -> 할부원금 422,400원(총 요금할인액)
I-밸류 쓰면 공짜다 -> 할부원금 475,200원(총 요금할인액)
I-미디엄 쓰면 공짜다 -> 할부원금 554,400원(총 요금할인액)
I-스페셜 쓰면 공짜다 -> 할부원금 633,600원(총 요금할인액)
(여기다 해지시 남은사용기간따라 위약금으로 내야하는 6만원 추가)
부가세, 5.9%인가 할부금 이자 등등으로 차이는 좀 있겠지만
대략적으로 이정도쯤 될겁니다.
LG텔레콤 같은 경우 오즈35요금제 사용하면
월 13,000원 요금 할인을 해줍니다.(45는 월 18,000원 55는 월 21,000원)
실제 22,000원을 내는 셈이죠(45는 27,000원, 55는 34,000원)
거기다가 할부원금을 24로 나누어서 같이 냅니다.(24개월 약정)
예를들어 할부원금 18만원인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갤럭시U같은 경우에
오즈35를 쓰면 29,500원(35000-13000+7500(할부원금 나누기24))
에 부가세를 더해서 요금(원)이 나옵니다.
31700원에 '통화 150분+문자150개+데이터1G' 쓸수 있죠.
(그래서 별명이 진리의 오즈35요금제)
근데 길거리의 폰팔이들이 13,000원 LG서 나오는 요금할인을
할부지원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오즈 45를 쓰면 공짜다 이런식으로 이야기하는곳이 있다면
45000-18000(오즈45때 18000원 지원)=27000원 인데
45요금제 쓰면 공짜라고 하면 즉 할부원금부분이 월 18000원 들어가는겁니다.
그렇다면 18000원 * 24 =432000 원이 할부원금인 셈이겠죠.
실제 뽐뿌 같은데 2월말에 갤럭시U 할부원금이 18만원까지 떨어졌으니
(번호이동경우이고 신규는 할부원금 24만원 정도) 약 25만원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오프라인에서 비싸게 구매하게되는 경우가 많죠,
위약금 10만원 이정도 대납해줘도 15만원 더 비싸네요)
뽐뿌게시판같은데서 검색해보시고
할부원금 시세보시고 폰 살때 꼭 할부원금 얼마인지
(다른거 필요없음, 스마트폰은 옵티머스원, 모토쿼티, X10미니프로, 안드로원 등 몇몇개(12개월) 빼고 거의 다 24개월 약정)
확인후 사세요
할부원금이 낮을수록 무조건 유리합니다.
또 가령 할부원금 18만원인 갤럭시U 1년 사용후 해지시
위약금은 18만원의 절반인 9만원만 내면 됩니다.
의무사용기간 6개월 사용후 해지시 위약금 135,000원이 되겠네요.
할부원금 6만원인 스카이 미라크 같은 경우
오즈35시 월 24,500원(35000-13000+폰기기값2500원)+부가세
(합하면 26950원)이고6개월 의무사용후 남은 할부원금 45,000원 내면 끝납니다.
(으음.. 깨끗이 썻다면 중고로 팔면 45000이상 받을수 있을겁니다.
사실 고수(?)들은 이렇게 6개월쓰고 중고로 팔고 돈남기고 새폰으로 또 갈아타죠)
이걸 폰팔이들이 오즈35시 무료라고 한다면
월 13000원의 할부원금을 내는것이니 할부원금(13000*24)이 312,000원이 되는것이죠
온라인에 비해 25만원 가량이나 비싸게 주고 사는셈이 되는것이죠
혹자는 누가 오프라인이 쓰던 물건 판다는 사람도 있던데
보통 개통 안해서 오고 물건 받고 구매자 본인이 개통하도록합니다.
(상자안에 개통하는 방법 적힌 종이가 옵니다.따라하면 됩니다.)
그리고 모바일 센터 접속해서 그 기기로 개통유무(최초개통일이 나옴, 이전에 개통한적 있다면 이전날짜가 나오겠죠?) 직접 확인도 가능하구요.
오히려 오프라인에서 산 사람 물건이 2주도 안되 마이크가 안되는 경우도
있더군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 아닐까요?
오즈 스마트3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이 312,000원이다.
오즈 스마트4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이 432,000원이다.
오즈 스마트5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이 504,000원이다.
이게 과연 공짜폰입니까? 아니면 24개월할부판매 폰입니까?
오프라인 업자분들 꽤 있으신거 같은데
한번 이야기해 보시죠.
전 절대 길에서 핸드폰 안 살겁니다.
뽐뿌에서 할부원금 18만원 갤럭시U
(아이폰 좋죠, 하지만 가격대 성능비로는 갤유가 좋겠죠)
쓰면 부가세 포함 31700원에 '통화 150분+문자150개+데이터1G' 쓸수 있는데...
스카이 미라크도 할부원금 4만원이라서 공짜폰이아니라 거의 버스폰이라고 하는데
2월달에 버스폰으로 풀렸던 가성비 종결자 모토글램처럼
12/12(12개월 약정/할부원금12만원) 3무(가입비, 채권비, 부가 서비스 없슴)
요자(요금제 자유선택) 정도되야 진짜 공짜에 가까운 버스폰이라 불리겠죠.
PS. 폰 구매전에 뽐뿌게시판에서 1시간만 글 찬찬히 읽어보고 구매하세요.
(회원 가입 안해도 됩니다.)
어디서 구매하시는가는 자유입니다만
글 읽어보시고 좀 알고 오프라인이건 온라인에서 구매하시길...호갱님은 되지마세요
뽐뿌 입점업체도 오프라인 거의 다 가지고있고(가까우면 방문구매가능)
온라인서 더 좋은 조건으로 대량판매하고 있습니다.
고객정보 유출걱정되신다구요?
통신사서 고객에게 정보유출신고 들어오면 그 업체에 돈지급을 깍아 버리기때문에
굉장히 보안에 신경쓰시더군요.(업체의 고민글도 읽어본적 있습니다.)
아 또 참고로 전 뽐뿌관계자도 폰판매자도 아니고
한번 호갱님이 되었던 경험으로 적어본 일반인이 올시다.
가장 중요한것은 할부원금입니다.
폰팔이들에게 걍 다 필요없고 할부원금 얼마인지만 물어보세요.
(아마 절대 이야기를 안하려고 할겁니다. 인터넷보다 훨씬 비쌀꺼니까요.)
공짜폰이아니라 사실은 통신사에서 매월 나오는 요금할인을 할부원금 나누기 24로 바꿔치기해놓고는 절대 이야기 안하고(할부원금이 얼마인지)파는 24개월 할부판매폰이죠.
아니면 이야기 할것도 없이 LG U+같은 경우에
오즈 스마트3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이 312,000원
오즈 스마트4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이 432,000원
오즈 스마트5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이 504,000원
SK텔레콤 같은경우 좀 복잡한데 대략적으로 계산해보면
올인원3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 420,400(월 스페셜할인 12100원+T할부지원 5000원 * 24)
올인원4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 502,800(월 스페셜할인 15950원+T할부지원 5000원 * 24)
올인원5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 622,800(월 스페셜할인 19250원+T할부지원 6700원 * 24)
KT는 스마트스폰서 프로그램이 1,2년차때 지원금액이 달라 더 복잡오묘한데
2년 약정으로 가정하고 대략적으로 찾아보면
I-슬림/teen 쓰면 공짜다 -> 할부원금 343,200원(총 요금할인액)
I-라이트/talk 쓰면 공짜다 -> 할부원금 422,400원(총 요금할인액)
I-밸류 쓰면 공짜다 -> 할부원금 475,200원(총 요금할인액)
I-미디엄 쓰면 공짜다 -> 할부원금 554,400원(총 요금할인액)
I-스페셜 쓰면 공짜다 -> 할부원금 633,600원(총 요금할인액)
(여기다 해지시 남은사용기간따라 위약금으로 내야하는 6만원 추가)
부가세, 5.9%인가 할부금 이자 등등으로 차이는 좀 있겠지만
대략적으로 이정도쯤 될겁니다.
LG텔레콤 같은 경우 오즈35요금제 사용하면
월 13,000원 요금 할인을 해줍니다.(45는 월 18,000원 55는 월 21,000원)
실제 22,000원을 내는 셈이죠(45는 27,000원, 55는 34,000원)
거기다가 할부원금을 24로 나누어서 같이 냅니다.(24개월 약정)
예를들어 할부원금 18만원인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갤럭시U같은 경우에
오즈35를 쓰면 29,500원(35000-13000+7500(할부원금 나누기24))
에 부가세를 더해서 요금(원)이 나옵니다.
31700원에 '통화 150분+문자150개+데이터1G' 쓸수 있죠.
(그래서 별명이 진리의 오즈35요금제)
근데 길거리의 폰팔이들이 13,000원 LG서 나오는 요금할인을
할부지원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오즈 45를 쓰면 공짜다 이런식으로 이야기하는곳이 있다면
45000-18000(오즈45때 18000원 지원)=27000원 인데
45요금제 쓰면 공짜라고 하면 즉 할부원금부분이 월 18000원 들어가는겁니다.
그렇다면 18000원 * 24 =432000 원이 할부원금인 셈이겠죠.
실제 뽐뿌 같은데 2월말에 갤럭시U 할부원금이 18만원까지 떨어졌으니
(번호이동경우이고 신규는 할부원금 24만원 정도) 약 25만원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오프라인에서 비싸게 구매하게되는 경우가 많죠,
위약금 10만원 이정도 대납해줘도 15만원 더 비싸네요)
뽐뿌게시판같은데서 검색해보시고
할부원금 시세보시고 폰 살때 꼭 할부원금 얼마인지
(다른거 필요없음, 스마트폰은 옵티머스원, 모토쿼티, X10미니프로, 안드로원 등 몇몇개(12개월) 빼고 거의 다 24개월 약정)
확인후 사세요
할부원금이 낮을수록 무조건 유리합니다.
또 가령 할부원금 18만원인 갤럭시U 1년 사용후 해지시
위약금은 18만원의 절반인 9만원만 내면 됩니다.
의무사용기간 6개월 사용후 해지시 위약금 135,000원이 되겠네요.
할부원금 6만원인 스카이 미라크 같은 경우
오즈35시 월 24,500원(35000-13000+폰기기값2500원)+부가세
(합하면 26950원)이고6개월 의무사용후 남은 할부원금 45,000원 내면 끝납니다.
(으음.. 깨끗이 썻다면 중고로 팔면 45000이상 받을수 있을겁니다.
사실 고수(?)들은 이렇게 6개월쓰고 중고로 팔고 돈남기고 새폰으로 또 갈아타죠)
이걸 폰팔이들이 오즈35시 무료라고 한다면
월 13000원의 할부원금을 내는것이니 할부원금(13000*24)이 312,000원이 되는것이죠
온라인에 비해 25만원 가량이나 비싸게 주고 사는셈이 되는것이죠
혹자는 누가 오프라인이 쓰던 물건 판다는 사람도 있던데
보통 개통 안해서 오고 물건 받고 구매자 본인이 개통하도록합니다.
(상자안에 개통하는 방법 적힌 종이가 옵니다.따라하면 됩니다.)
그리고 모바일 센터 접속해서 그 기기로 개통유무(최초개통일이 나옴, 이전에 개통한적 있다면 이전날짜가 나오겠죠?) 직접 확인도 가능하구요.
오히려 오프라인에서 산 사람 물건이 2주도 안되 마이크가 안되는 경우도
있더군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 아닐까요?
오즈 스마트3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이 312,000원이다.
오즈 스마트4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이 432,000원이다.
오즈 스마트55쓰면 공짜다 ->할부원금이 504,000원이다.
이게 과연 공짜폰입니까? 아니면 24개월할부판매 폰입니까?
오프라인 업자분들 꽤 있으신거 같은데
한번 이야기해 보시죠.
전 절대 길에서 핸드폰 안 살겁니다.
뽐뿌에서 할부원금 18만원 갤럭시U
(아이폰 좋죠, 하지만 가격대 성능비로는 갤유가 좋겠죠)
쓰면 부가세 포함 31700원에 '통화 150분+문자150개+데이터1G' 쓸수 있는데...
스카이 미라크도 할부원금 4만원이라서 공짜폰이아니라 거의 버스폰이라고 하는데
2월달에 버스폰으로 풀렸던 가성비 종결자 모토글램처럼
12/12(12개월 약정/할부원금12만원) 3무(가입비, 채권비, 부가 서비스 없슴)
요자(요금제 자유선택) 정도되야 진짜 공짜에 가까운 버스폰이라 불리겠죠.
PS. 폰 구매전에 뽐뿌게시판에서 1시간만 글 찬찬히 읽어보고 구매하세요.
(회원 가입 안해도 됩니다.)
어디서 구매하시는가는 자유입니다만
글 읽어보시고 좀 알고 오프라인이건 온라인에서 구매하시길...호갱님은 되지마세요
뽐뿌 입점업체도 오프라인 거의 다 가지고있고(가까우면 방문구매가능)
온라인서 더 좋은 조건으로 대량판매하고 있습니다.
고객정보 유출걱정되신다구요?
통신사서 고객에게 정보유출신고 들어오면 그 업체에 돈지급을 깍아 버리기때문에
굉장히 보안에 신경쓰시더군요.(업체의 고민글도 읽어본적 있습니다.)
아 또 참고로 전 뽐뿌관계자도 폰판매자도 아니고
한번 호갱님이 되었던 경험으로 적어본 일반인이 올시다.
연중고사 대비 점검
2학년들만이 종양학시험 공부하느라 있는 화창한 일요일 오후 의학도서관에서 연중고사 중간 점검을 하려고 한다.
1. Otorhinolaryngology
일단 09, 10년도 족보 슬라이드 시험 파일이 있다.
그리고 그 전 07, 08년도는 워드로 복원해 놓은 파일이 있다.
Education chief는 슬라이드 족보만 보라고 한다.
문제를 보아하니 답이 없다.
Pure tone audiometry와 temporal bone CT에서 많이 나온다.
알 도리가 없다.
실습에서 case presentation 털렸다.
Chief resident에겐 한번 책 안가져오고 인사 안했다고 까였다.
그렇다고 연초강의 보자니 안드로메다로 간다.
Education chief가 준 자료는 별 도움이 안된다.
시험문제 출처가 의심스럽다.
교과서를 읽자니 나머지 과목 버릴 기세다.
젠장. 망했다.
2. Neurosurgery
09, 10년도 족보 파일이 있다.
얼레, 족보 좀 타는 것 같다.
아차, 올해부터 curriculum이 바뀌었다.
각 팀별로 올려놓은 자료를 다운받는다.
A팀 neurovascular part가 장난아니다.
소아는 각종 선천기형 사진만 있고 설명이 없다.
척추는 별 내용이 없다.
뇌종양이 그나마 낫다.
보라매는 갑자기 peripheral neuropathy를 다룬다.
B팀만 돌아서 그런지 뇌종양 말고 아는게 하나도 없다.
교과서는 꽤 두꺼운데, chief가 갖다 버리라고 한다.
2학년 신경계학 블럭 신경외과 파트 보니 양이 장난아니다.
당연히 볼 수 없을 것이다.
젠장. 망했다.
3. Family Medicine
가정의학과이다.
도대체 뭘 배운 것인지 모르겠다.
실습수업 때 배운 것은 IMS밖에 모르겠다.
연초강의는 더 내용이 없다.
정녕 고등학교의 시민윤리의 재림인 것이다.
09, 10년 족보를 본다.
문제가 똑같이 나온다.
아차, 1문제 다르게 나온 것을 맞추냐에 따라 학점이 갈린다고 한다.
복불복이다.
다행히 지각은 없었다.
OOO, OOO형이 지각해 준 것이 밑거름이 되는 것인가보다.
실습때 fatigue CPX 발렸다.
젠장. 망했다.
4. Urology
쉬는 날이 많았던 실습이다.
아는 게 단 하나도 없다.
실습시험은 족보 답이 틀린게 있어 망했다.
연중족보는 양이 너무나도 많다.
실습강의록에서 시험문제 낸다는데 출처가 의심스럽다.
비뇨기과 교과서가 없다.
OO교수 발표 case presentation 개털렸다.
편차가 좀 날 것이라고 교수님께서 직접 말씀하셨다.
발표가 20점이나 된다.
젠장. 망했다.
5. Ophthalmology
6. Plastic surgery
아직 돌지 않았지만 ㅈㅁ의 기운이 스멀스멀 온다.
빡세다고 소문난 두 과목을 4주에 걸쳐 돈다.
시험공부 시간이 모자를 것이다.
둘다 case presentation이 있다.
둘다 실습시험이 있다.
연중족보는 양이 방대하다.
성형외과는 교과서도 없고 출처가 의심스럽다.
안과는 저 너머의 세상이다.
젠장. 미리 망했다.
징징대고 싶진 않지만 3X6=18학점 고스란히 날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왜 마이너 과목이 3학점이나 될까 한탄을 해보지만 별 수 없다.
3학년 연말고사보다 더 불안하다.
그때는 털리는 맛이라도 있었는데 말이다.
1. Otorhinolaryngology
일단 09, 10년도 족보 슬라이드 시험 파일이 있다.
그리고 그 전 07, 08년도는 워드로 복원해 놓은 파일이 있다.
Education chief는 슬라이드 족보만 보라고 한다.
문제를 보아하니 답이 없다.
Pure tone audiometry와 temporal bone CT에서 많이 나온다.
알 도리가 없다.
실습에서 case presentation 털렸다.
Chief resident에겐 한번 책 안가져오고 인사 안했다고 까였다.
그렇다고 연초강의 보자니 안드로메다로 간다.
Education chief가 준 자료는 별 도움이 안된다.
시험문제 출처가 의심스럽다.
교과서를 읽자니 나머지 과목 버릴 기세다.
젠장. 망했다.
2. Neurosurgery
09, 10년도 족보 파일이 있다.
얼레, 족보 좀 타는 것 같다.
아차, 올해부터 curriculum이 바뀌었다.
각 팀별로 올려놓은 자료를 다운받는다.
A팀 neurovascular part가 장난아니다.
소아는 각종 선천기형 사진만 있고 설명이 없다.
척추는 별 내용이 없다.
뇌종양이 그나마 낫다.
보라매는 갑자기 peripheral neuropathy를 다룬다.
B팀만 돌아서 그런지 뇌종양 말고 아는게 하나도 없다.
교과서는 꽤 두꺼운데, chief가 갖다 버리라고 한다.
2학년 신경계학 블럭 신경외과 파트 보니 양이 장난아니다.
당연히 볼 수 없을 것이다.
젠장. 망했다.
3. Family Medicine
가정의학과이다.
도대체 뭘 배운 것인지 모르겠다.
실습수업 때 배운 것은 IMS밖에 모르겠다.
연초강의는 더 내용이 없다.
정녕 고등학교의 시민윤리의 재림인 것이다.
09, 10년 족보를 본다.
문제가 똑같이 나온다.
아차, 1문제 다르게 나온 것을 맞추냐에 따라 학점이 갈린다고 한다.
복불복이다.
다행히 지각은 없었다.
OOO, OOO형이 지각해 준 것이 밑거름이 되는 것인가보다.
실습때 fatigue CPX 발렸다.
젠장. 망했다.
4. Urology
쉬는 날이 많았던 실습이다.
아는 게 단 하나도 없다.
실습시험은 족보 답이 틀린게 있어 망했다.
연중족보는 양이 너무나도 많다.
실습강의록에서 시험문제 낸다는데 출처가 의심스럽다.
비뇨기과 교과서가 없다.
OO교수 발표 case presentation 개털렸다.
편차가 좀 날 것이라고 교수님께서 직접 말씀하셨다.
발표가 20점이나 된다.
젠장. 망했다.
5. Ophthalmology
6. Plastic surgery
아직 돌지 않았지만 ㅈㅁ의 기운이 스멀스멀 온다.
빡세다고 소문난 두 과목을 4주에 걸쳐 돈다.
시험공부 시간이 모자를 것이다.
둘다 case presentation이 있다.
둘다 실습시험이 있다.
연중족보는 양이 방대하다.
성형외과는 교과서도 없고 출처가 의심스럽다.
안과는 저 너머의 세상이다.
젠장. 미리 망했다.
징징대고 싶진 않지만 3X6=18학점 고스란히 날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왜 마이너 과목이 3학점이나 될까 한탄을 해보지만 별 수 없다.
3학년 연말고사보다 더 불안하다.
그때는 털리는 맛이라도 있었는데 말이다.
Wednesday, May 11, 2011
A Letter from Father
고등학교 2학년 때 한창 방황하던 무렵 아버지께서 써 주신 편지.
반항도 많이 했었고 나쁜 길로 빠질 뻔도 했었고, 극우/극좌 사상에 탐닉했을 때였었다.
가끔씩 힘들때 읽으면 가슴이 뭉클해져 온다.
특정 인명, 지명은 OO처리했어요.
-------------------------------------------------------------
사랑하는 OO에게
이 편지도 보고 찢을런가 모르겠다.
오늘 머리카락을 자르니 한결 어린 티가 나는구나. 나는 이곳 OOO에 이사와서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이 우리가 어릴때 너가 1살일때 낑깡낑깡하게 히죽 웃으며 내 뒤를 따라 다니던 OOO동의 생활이 생각났다. 내가 전문의 시험 준비하러 방에 들어가면 못 들어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5년이 넘었다.
나는 대학생활과 전문의를 마치고 직장생활 (OO대 교수)를 할때 항시 minority였다. 아마 그래서 불이익도 많이 받고 외로움도 많이 느꼈다. 너도 알다시피 나는 외과 전공의 동기 중 그래도 성적이 가장 좋았다. 동기들은 나에게 서울대 교수 혹 그에 상응하는 자리로 취직이 될 것이라 나를 인정해 주었는데 대부분 사회생활이 그러듯이 "끼리끼리"가 먼저이니까 나는 여러 군데에서 밀리고 말았다.
이것은 서울대에 막 입학해서도 느꼈어.
우리때 처음으로 서울과 부산은 고교평준화가 되었다. 그래서 대부분 각 학교에서 1~3명 정도만 합격하였어. OOO고도 그 부류에 속했고. 나는 입학해서 내 고교동창들만 아는데 서울 출신들은 학교가 다 다른데도 서로를 매우 잘 알고 친하더라. 나중에 알고 봤더니 고등학교 때 과외 등등으로 이미 서로를 잘 알고 있더라.
이때부터 나는 한 집단의 minority는 매우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지.
OO대에서도 나는 OO대 의대교수 95~99%가 OO대출신인 유일한 서울대 출신이고 5% 미만의 타대학 출신인 minority였어. 내가 그 출신들과 똑같이 연구하고 발표하고 수술하면 그들은 자기 출신보다 나은 것이 없는데 왜 여기 우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느냐고 간혹 헛소리를 했지. 그래서 평균의 그들보다 나으려고 엄청난 노력과 정열을 기울였어.
어느 한 학기는 학회에 한꺼번에 8편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지. 너도 알다시피 환자를 보는 임상교수의 논문이 대부분은 환자에 관한 것인데 OO에서 ◇◇대가약 80% 이상의 환자를 보유하고 나머지 10~20%가 OO대에 오니까 논문 쓰기가 매우 힘들었어.
밤이고 낮이고 수술에 매달려 내가 그만둘 때 쯤에는 대장항문암의 약 60%는 내 환자였지. 오히려 ◇◇대보다 환자가 많았어.
대학교수 월급은 지금 의사(평균적) 월급에 비해 적다. OO에서 너희들 교육비, 생활비를 제외하니 한달에 약 OOO만원 정도 저금이 가능했지. 내가 20년을 더 해도 약 O억 정도밖에 안돼. 이것으로는 내가 나의 2세들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더라. 너가 만일 미국유학이라도 간다면 1년에 약 5천만원이 드는데 아빠는 무능한 부모가 되는 것이지.
너는 어릴 때 영특했고, 지금도 그렇지만 착실, 성실하며 우리 부모 말을 잘 들었어.
나는 결심했지.
1) Minority로 살면서 나의 존재 가치를 높이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뼈를 깎는 고생을, 질시를 받아가면서 하지 말자. ==> 즉 majority로 살면서 내가 힘이 있는 동안 최선의 노력을 하자.
2) 2세에게 약간의 자립에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재화(돈)을 벌자. (이것은 나의 노후 생활도 약간은 윤택하게 하자)
3) 내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나와 같은 minority로 사회 생활을 시작하게 하지 말자. ==> 실력은 어디 안 가니까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게 하면 좁은 OO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가 오겠지.
때마침 그런 기회가 온 것이야.
나의 친구 몇 명과 서울에 개업하려고도 했는데 사람이 여러 명이다 보니까 이것저것 따지고 서로의 의견이 달라서 이 계획은 무산되었지. 일단 떠나려고 하니까 그곳에 있기가 갈수록 싫었지.
단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늙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두고 와야 한다는 것이었어. 큰아들이기에 책임감이 앞서지 않니.
나는 지금 생각하니. 우리가 서울로 온 것이 잘못됐니.
내 판단이 틀렸구나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착하던 내 아들이 대들고, 얼굴을 붉히고
위기다.
너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줄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한 것도.
그러나
공부는 머리로만 하는게 아니야.
머리만 좋다고 잘 하지는 않아.
꾸준히, 꼼꼼히, 파는 것이야.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러한 태도는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야.
혹시 방법이 빗나간 것은 아닐까?
조금만 다른 방법으로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한데.
최선을 다하자.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강점
인간성을 잃지 않는 것인 것 같다.
혹시 내가 뭐 잘못한 것은 없니. 뭐 도와줄 것은 없니?
사랑하는 아빠가.
----------------------------------------------------------
인간성을 잃지 않는 것.
제일 중요한 덕목인 것 같다.
반항도 많이 했었고 나쁜 길로 빠질 뻔도 했었고, 극우/극좌 사상에 탐닉했을 때였었다.
가끔씩 힘들때 읽으면 가슴이 뭉클해져 온다.
특정 인명, 지명은 OO처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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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OO에게
이 편지도 보고 찢을런가 모르겠다.
오늘 머리카락을 자르니 한결 어린 티가 나는구나. 나는 이곳 OOO에 이사와서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이 우리가 어릴때 너가 1살일때 낑깡낑깡하게 히죽 웃으며 내 뒤를 따라 다니던 OOO동의 생활이 생각났다. 내가 전문의 시험 준비하러 방에 들어가면 못 들어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5년이 넘었다.
나는 대학생활과 전문의를 마치고 직장생활 (OO대 교수)를 할때 항시 minority였다. 아마 그래서 불이익도 많이 받고 외로움도 많이 느꼈다. 너도 알다시피 나는 외과 전공의 동기 중 그래도 성적이 가장 좋았다. 동기들은 나에게 서울대 교수 혹 그에 상응하는 자리로 취직이 될 것이라 나를 인정해 주었는데 대부분 사회생활이 그러듯이 "끼리끼리"가 먼저이니까 나는 여러 군데에서 밀리고 말았다.
이것은 서울대에 막 입학해서도 느꼈어.
우리때 처음으로 서울과 부산은 고교평준화가 되었다. 그래서 대부분 각 학교에서 1~3명 정도만 합격하였어. OOO고도 그 부류에 속했고. 나는 입학해서 내 고교동창들만 아는데 서울 출신들은 학교가 다 다른데도 서로를 매우 잘 알고 친하더라. 나중에 알고 봤더니 고등학교 때 과외 등등으로 이미 서로를 잘 알고 있더라.
이때부터 나는 한 집단의 minority는 매우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지.
OO대에서도 나는 OO대 의대교수 95~99%가 OO대출신인 유일한 서울대 출신이고 5% 미만의 타대학 출신인 minority였어. 내가 그 출신들과 똑같이 연구하고 발표하고 수술하면 그들은 자기 출신보다 나은 것이 없는데 왜 여기 우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느냐고 간혹 헛소리를 했지. 그래서 평균의 그들보다 나으려고 엄청난 노력과 정열을 기울였어.
어느 한 학기는 학회에 한꺼번에 8편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지. 너도 알다시피 환자를 보는 임상교수의 논문이 대부분은 환자에 관한 것인데 OO에서 ◇◇대가약 80% 이상의 환자를 보유하고 나머지 10~20%가 OO대에 오니까 논문 쓰기가 매우 힘들었어.
밤이고 낮이고 수술에 매달려 내가 그만둘 때 쯤에는 대장항문암의 약 60%는 내 환자였지. 오히려 ◇◇대보다 환자가 많았어.
대학교수 월급은 지금 의사(평균적) 월급에 비해 적다. OO에서 너희들 교육비, 생활비를 제외하니 한달에 약 OOO만원 정도 저금이 가능했지. 내가 20년을 더 해도 약 O억 정도밖에 안돼. 이것으로는 내가 나의 2세들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더라. 너가 만일 미국유학이라도 간다면 1년에 약 5천만원이 드는데 아빠는 무능한 부모가 되는 것이지.
너는 어릴 때 영특했고, 지금도 그렇지만 착실, 성실하며 우리 부모 말을 잘 들었어.
나는 결심했지.
1) Minority로 살면서 나의 존재 가치를 높이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뼈를 깎는 고생을, 질시를 받아가면서 하지 말자. ==> 즉 majority로 살면서 내가 힘이 있는 동안 최선의 노력을 하자.
2) 2세에게 약간의 자립에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재화(돈)을 벌자. (이것은 나의 노후 생활도 약간은 윤택하게 하자)
3) 내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나와 같은 minority로 사회 생활을 시작하게 하지 말자. ==> 실력은 어디 안 가니까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게 하면 좁은 OO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가 오겠지.
때마침 그런 기회가 온 것이야.
나의 친구 몇 명과 서울에 개업하려고도 했는데 사람이 여러 명이다 보니까 이것저것 따지고 서로의 의견이 달라서 이 계획은 무산되었지. 일단 떠나려고 하니까 그곳에 있기가 갈수록 싫었지.
단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늙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두고 와야 한다는 것이었어. 큰아들이기에 책임감이 앞서지 않니.
나는 지금 생각하니. 우리가 서울로 온 것이 잘못됐니.
내 판단이 틀렸구나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착하던 내 아들이 대들고, 얼굴을 붉히고
위기다.
너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줄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한 것도.
그러나
공부는 머리로만 하는게 아니야.
머리만 좋다고 잘 하지는 않아.
꾸준히, 꼼꼼히, 파는 것이야.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러한 태도는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야.
혹시 방법이 빗나간 것은 아닐까?
조금만 다른 방법으로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한데.
최선을 다하자.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강점
인간성을 잃지 않는 것인 것 같다.
혹시 내가 뭐 잘못한 것은 없니. 뭐 도와줄 것은 없니?
사랑하는 아빠가.
----------------------------------------------------------
인간성을 잃지 않는 것.
제일 중요한 덕목인 것 같다.
Sunday, May 8, 2011
나무 위의 남작(Il Barone Rampante)
동기 모형이 추천해줘서 읽은 책.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탈리아 작가인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 가 1957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잠깐 작가에 대해 소개하자면, 이탈로 칼비노는 보르헤스(Jorge Francisco Isidoro Luis Borges),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José de la Concordia García Márquez) 와 함께 현대 문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힌다고 한다. 칼비노는 쿠바에서 태어나 이탈리아로 이주한 작가로 2차 세계대전때 레지스탕스에 참여하였고 초기에는 공산당 활동에 전념하며 현실 참여를 목표로 하는, 네오리얼리즘적 성격이 강한 작품을 썼다고 한다. 곧이어 공산당 탈퇴를 하고 소설에서 이데올로기의 무게를 축소시켜 나가는 대신, 글쓰기 자체의 메커니즘, 텍스트 생산의 규율 자체의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문학적 의식을 확장시켜 나갔다고 한다.
나무 위의 남작은 주인공인 코지모 디 론도가 12살 때 괴짜인 누나의 달팽이 요리에 환멸을 느끼고 남작 아버지의 상류 귀족 사회로의 편입에만 골몰해 있는 것에 질려 나무 위로 올라가서 평생 지내겠다고 선언하고 정말로 그 후 50여년 남짓 평생 동안 나무에만 살아가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처음에 남작 가족들과 주위 농부들은 코지모 도련님이 곧 내려오겠거니 하는데, 나무 위에 살 집을 짓고 사냥을 하면서 먹을 것을 해결하자 놀라게 된다. 그리고 코지모의 신념을 꺾으려고 노력하지만 전부 헛수고로 돌아간다. 코지모는 집에 있으면서 절대 어울릴 수 없었던 산적 패거리들이나 동네 양아치 무리들과 어울리면서 그들과 동화되기도 하고 또는 그들을 궁지로 몰아넣기도 하는 등 자신이 그때마다 믿는 가치에 따라 무리들을 대하게 된다. 산적들과 어울리는 것을 중지하고, 그는 소작농들을 관찰하면서 그들에게 조언도 해주고, 사냥에 대한 팁도 제시하고, 책을 읽고 내면을 탐구하면서 그 시대(소설에서는 18세기로 그려짐)의 유명 철학가 e.g. 볼테르 들과 서신을 주고받으면서 지내게 된다. 그리고 에스파냐까지 나무를 타고 건너가서 공화정을 지지하는 무리들과 어울리기도 한다. 다시 고향은 옴브로사로 돌아와서는 어렸을 때 나무 위에서 봤던 '비올라'라는 후작여성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낭만주의를 견지하고 있어 이성으로 사랑을 대하던 코지모를 버리고 가게 된다. 코지모는 그 후 실의에 빠지면서 반 미치광이가 되었다가 나폴레옹이 등장하면서 그를 열렬히 지지하는 추종자가 된다. 그러나 나폴레옹이 물러나면서 그도 기력이 쇠해 나무 위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아, 참 줄거리 내가 써놓고도 두서가 없다 ;;; 이야기가 술술 읽히는 것이 아니어서 더 시간 순서대로 쓰기가 힘든 것 같다.
그냥 읽으면서 마음에 들었던 몇 가지 구절을 써 보겠다.
1> 코지모가 처음 나무위로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기로 선언하고 나서 마을의 후작가문의 소녀와 만났을때
... "물론이지! 이 위는 모두 내 개인 영토야." "나뭇가지 위는 모두 내 영토야. 어디 할 수 있으면 가서 날 잡으러 오라고 말해 봐!"
... "그네는 네 거지." "하지만 이 가지에 매달려 있으니까, 항상 내게 속해 있는 거야. 그러니까 네가 땅을 밟고 있을 때는 네 영토에 있는 거고 네가 그네를 타고 공중으로 올라오면 내 영토에 있는 거야."
... "내게는 땅이란 다 똑같이 적이야. 넌 나와 함께 이 위로 올라올 수 있어."
2> 코지모 동생이 볼테르를 만났을때
..."그런데 당신 형은 왜 하늘 가까이, 그 위에서 사는 건가요?"
..."우리 형은 땅을 제대로 보고 싶은 사람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만 한다고 주장합니다."
..."옛날에는 자연만이 살아 있는 현상을 창조했는데 지금은 이성이 그 일을 대신하지요."
3> 코지모가 죽고 나서 동생의 회상
옴브로사는 이제 존재하지 않았다. 텅 빈 하늘을 바라보면서 나는 옴브로사가 정말로 존재했는지 자문해 본다. 이리저리 갈라진 나뭇가지, 잎맥이 섬세하고 끝도 없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나뭇잎들은 불규칙적으로 조각조각 섬광처럼 보일 뿐인 하늘 위에 펼쳐졌는데, 이는 아마도 우리 형이 물까치같이 가벼운 걸음으로 지나가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하늘은 마치 내가 페이지마다 잉크로 남긴 글처럼 존재하지 않는 것 위에 수놓인 것 같았다. 그 글은 삭제, 수정, 신경질적으로 갈겨쓴 글, 낙서, 공백으로 가득 차서 어떤 때는 굵고 깨끗한 씨들이 쏟아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작은 씨앗같이 미세한 표시들로 빽빽해지기도 했다. 어떤 때는 스스로 비틀어지기도 하고 나무나 구름으로 장식된 꽃봉오리 같은 문장과 연결되었다가 장애물을 만나 다시 비틀어지기도 하고, 또 달리고 달려 다시 풀려나가다가 마지막으로 의미 없는 말과 생각, 꿈의 실타래에 뒤얽힌 채 끝났다.
이를 테면 작가가 그려낸 코지모라는 주인공은 계몽 사상이 유행하던 시대에 최적화된 인간이라고 생각된다. 귀족 계습 사회의 고인 물을 거부하고 지식인으로서 남작이라는 알량한 작위에 의존하지 않고 소작농들의 삶을 직접 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모습이 그것이다. 또한 저택에 갇혀 있거나 상류 사회의 무도회장에 안주하지 않고 이나라 저나라를 여행하면서 언어와 문화를 습득하고 사람들과 토론하고 사상을 교류하는 모습 또한 그것이다. 작가가 아마 남작을 나무 위에서만 지내는 것으로 그린 것이 땅이라는 기존의 사회를 거부함과 동시에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속속들이 그 사회의 단면을 바라보는 지식인의 참된 모습으로 형상화한 것이 아닐까 한다. 책 뒤의 작품해설에서는 '새로운 희망과 좌절이 교차하는 현대 사회에서의 지식인의 모습을 그려낸것' 이라고 하는데, 일견 동의하는 면이 없잖아 있지만 조금 해설이 거창한것 같은 느낌도 받는다.
작가가 1957년에 이 책을 낸 당시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간의 냉전이 한창일 때였을 것이다. 그 당시 인도나 남아공을 위주로 제3세계만의 독자적인 길을 주창하는 이들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냥 내가 생각하기엔 한때 공산주의에 빠졌다 돌아온 작가가 이러한 제3의 길(?)과 같은 노선을 지지하면서 소련이나 미국을 비판적 관점으로 바라봐야 된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너무 나아갔나.......
사실 21세기의 내가 50년 전의 이 작품을 읽고나서 느낀 점은 이 코지모라는 주인공이 정말 완고한 고집이 있구나 하는 것 뿐이었다. 사람의 신념이 갈대 같은 요즘에 이렇게 주위의 내려오라는 압박에도 불구하고 한평생 나무 위에서만 사는 이 주인공이 대단하게 느껴지지만, 세상이 휙휙 바뀌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이런 사람이 사회를 살아갈 수 있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신념이라고 하면 좋은 의미지만 이를 다르게 해석하면 완고함, 고집이 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자신이 말을 던져 놓거나 약속을 하고 한순간에 손바닥 뒤집듯이 바꿔버리는 현 시점에서 이러한 고집은 오히려 반가울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 인터넷, 휴대폰, 스마트폰 점점 발달하는 정보화시대에 전화나 문자로 한 말을 쉽게 취소하는 모습이 그리 달갑지는 않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만난다고 하면 집전화로 미리 약속을 잡고 그 때까지 나가야 서로 불편하지 않았기에 쉽게 취소할 수 없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완고함, 고집은 사소한 인간관계부터 일반 대중과의 약속도 포함될 것이다. 흔히 뚝심이라고 한다. 자신이 믿는 것을 계속 추진하는 능력.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대다수가 반대하지만 뚝심, 고집으로 밀고나가면 아집으로 보일 것이고 대다수가 찬성하지만 뚝심 부족으로 중도에 포기하면 위선으로 보일 것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광경이다.
코지모 남작의 신념, 고집도 그렇지만 위에서 관조하는 능력 또한 생각해 볼 일이다. 관조라는 것은 어떤 일에서 조금 떨어져서 지켜본다는 의미 아닌가. Professionalism의 자세와 일맥상통하지 않은가. 흔히 전문가 집단을 사회가 필요로 할 때는 이러한 능력을 보는 것이 아닐까. 그래야 일반인들도 전문가를 인정하지 않을까.
세상을 위에서 바라보면 더 잘 보이게 된다. 소용돌이에 직접 휘말리지 않으면서. 광우병이 2008년도에 난리였을 때 온갖 루머가 난무했을 때, 서울대 수의학과 우희종 교수가 나와 궤변을 쏟아낼 때, 의학적인 지식으로 무장하여 전문가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의협에서는 조심하라 --> 괜찮다고 말바꾸기를 하여 정부 눈치 본다고 공격받고, 그 당시 분당서울대병원의 치매 전문이신 김상윤 신경과 교수님 정도가 이러이러한 점에서 조심해야 하는데 실제 한우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고 pathology상 확인을 못해 단정을 짓지 못한다고 입장을 내놓았었다. 자칭 전문가들은 찬성 또는 반대의 입장에서 자신의 이익만을 대변하였었다. 지식인은 yellow journalism, media frenzy에서 벗어나서 나무 위의 남작의 코지모처럼 나무 위에서 땅을 봐야 했었다.
세상을 위에서 바라보면 더 잘 보이는 것 외에도 더 넓게 볼 수 있다. 갈수록 specific해지는 전문지식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의대에서 가정의학과를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2년 전부턴가 자유전공, 융합기술전공 등 통합전공이 생겨났고 물리학과 철학의 만남, 의학과 예술의 만남과 같은 서적들이 인기를 끈다. 세부적인 것을 파는 것에 질려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는 지식의 한우물만 파서 좋은 결과물과 논문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인식하는 사회의 폭을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진중권, 정재승, 조국 이런 사람들이 인기가 있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 사람들이 자기 전공에서 얼마나 업적이 있는지는 노코멘트...).
하여튼 쓸데없이 길어진 감이 있는데, '나무 위의 남작' 이라는 책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책이었고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이 참 좋은 시리즈인 것만은 확실하다. 추천해 준 동기 OOO형에게도 감사~!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탈리아 작가인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 가 1957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잠깐 작가에 대해 소개하자면, 이탈로 칼비노는 보르헤스(Jorge Francisco Isidoro Luis Borges),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José de la Concordia García Márquez) 와 함께 현대 문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힌다고 한다. 칼비노는 쿠바에서 태어나 이탈리아로 이주한 작가로 2차 세계대전때 레지스탕스에 참여하였고 초기에는 공산당 활동에 전념하며 현실 참여를 목표로 하는, 네오리얼리즘적 성격이 강한 작품을 썼다고 한다. 곧이어 공산당 탈퇴를 하고 소설에서 이데올로기의 무게를 축소시켜 나가는 대신, 글쓰기 자체의 메커니즘, 텍스트 생산의 규율 자체의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문학적 의식을 확장시켜 나갔다고 한다.
나무 위의 남작은 주인공인 코지모 디 론도가 12살 때 괴짜인 누나의 달팽이 요리에 환멸을 느끼고 남작 아버지의 상류 귀족 사회로의 편입에만 골몰해 있는 것에 질려 나무 위로 올라가서 평생 지내겠다고 선언하고 정말로 그 후 50여년 남짓 평생 동안 나무에만 살아가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처음에 남작 가족들과 주위 농부들은 코지모 도련님이 곧 내려오겠거니 하는데, 나무 위에 살 집을 짓고 사냥을 하면서 먹을 것을 해결하자 놀라게 된다. 그리고 코지모의 신념을 꺾으려고 노력하지만 전부 헛수고로 돌아간다. 코지모는 집에 있으면서 절대 어울릴 수 없었던 산적 패거리들이나 동네 양아치 무리들과 어울리면서 그들과 동화되기도 하고 또는 그들을 궁지로 몰아넣기도 하는 등 자신이 그때마다 믿는 가치에 따라 무리들을 대하게 된다. 산적들과 어울리는 것을 중지하고, 그는 소작농들을 관찰하면서 그들에게 조언도 해주고, 사냥에 대한 팁도 제시하고, 책을 읽고 내면을 탐구하면서 그 시대(소설에서는 18세기로 그려짐)의 유명 철학가 e.g. 볼테르 들과 서신을 주고받으면서 지내게 된다. 그리고 에스파냐까지 나무를 타고 건너가서 공화정을 지지하는 무리들과 어울리기도 한다. 다시 고향은 옴브로사로 돌아와서는 어렸을 때 나무 위에서 봤던 '비올라'라는 후작여성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낭만주의를 견지하고 있어 이성으로 사랑을 대하던 코지모를 버리고 가게 된다. 코지모는 그 후 실의에 빠지면서 반 미치광이가 되었다가 나폴레옹이 등장하면서 그를 열렬히 지지하는 추종자가 된다. 그러나 나폴레옹이 물러나면서 그도 기력이 쇠해 나무 위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아, 참 줄거리 내가 써놓고도 두서가 없다 ;;; 이야기가 술술 읽히는 것이 아니어서 더 시간 순서대로 쓰기가 힘든 것 같다.
그냥 읽으면서 마음에 들었던 몇 가지 구절을 써 보겠다.
1> 코지모가 처음 나무위로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기로 선언하고 나서 마을의 후작가문의 소녀와 만났을때
... "물론이지! 이 위는 모두 내 개인 영토야." "나뭇가지 위는 모두 내 영토야. 어디 할 수 있으면 가서 날 잡으러 오라고 말해 봐!"
... "그네는 네 거지." "하지만 이 가지에 매달려 있으니까, 항상 내게 속해 있는 거야. 그러니까 네가 땅을 밟고 있을 때는 네 영토에 있는 거고 네가 그네를 타고 공중으로 올라오면 내 영토에 있는 거야."
... "내게는 땅이란 다 똑같이 적이야. 넌 나와 함께 이 위로 올라올 수 있어."
2> 코지모 동생이 볼테르를 만났을때
..."그런데 당신 형은 왜 하늘 가까이, 그 위에서 사는 건가요?"
..."우리 형은 땅을 제대로 보고 싶은 사람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만 한다고 주장합니다."
..."옛날에는 자연만이 살아 있는 현상을 창조했는데 지금은 이성이 그 일을 대신하지요."
3> 코지모가 죽고 나서 동생의 회상
옴브로사는 이제 존재하지 않았다. 텅 빈 하늘을 바라보면서 나는 옴브로사가 정말로 존재했는지 자문해 본다. 이리저리 갈라진 나뭇가지, 잎맥이 섬세하고 끝도 없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나뭇잎들은 불규칙적으로 조각조각 섬광처럼 보일 뿐인 하늘 위에 펼쳐졌는데, 이는 아마도 우리 형이 물까치같이 가벼운 걸음으로 지나가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하늘은 마치 내가 페이지마다 잉크로 남긴 글처럼 존재하지 않는 것 위에 수놓인 것 같았다. 그 글은 삭제, 수정, 신경질적으로 갈겨쓴 글, 낙서, 공백으로 가득 차서 어떤 때는 굵고 깨끗한 씨들이 쏟아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작은 씨앗같이 미세한 표시들로 빽빽해지기도 했다. 어떤 때는 스스로 비틀어지기도 하고 나무나 구름으로 장식된 꽃봉오리 같은 문장과 연결되었다가 장애물을 만나 다시 비틀어지기도 하고, 또 달리고 달려 다시 풀려나가다가 마지막으로 의미 없는 말과 생각, 꿈의 실타래에 뒤얽힌 채 끝났다.
이를 테면 작가가 그려낸 코지모라는 주인공은 계몽 사상이 유행하던 시대에 최적화된 인간이라고 생각된다. 귀족 계습 사회의 고인 물을 거부하고 지식인으로서 남작이라는 알량한 작위에 의존하지 않고 소작농들의 삶을 직접 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모습이 그것이다. 또한 저택에 갇혀 있거나 상류 사회의 무도회장에 안주하지 않고 이나라 저나라를 여행하면서 언어와 문화를 습득하고 사람들과 토론하고 사상을 교류하는 모습 또한 그것이다. 작가가 아마 남작을 나무 위에서만 지내는 것으로 그린 것이 땅이라는 기존의 사회를 거부함과 동시에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속속들이 그 사회의 단면을 바라보는 지식인의 참된 모습으로 형상화한 것이 아닐까 한다. 책 뒤의 작품해설에서는 '새로운 희망과 좌절이 교차하는 현대 사회에서의 지식인의 모습을 그려낸것' 이라고 하는데, 일견 동의하는 면이 없잖아 있지만 조금 해설이 거창한것 같은 느낌도 받는다.
작가가 1957년에 이 책을 낸 당시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간의 냉전이 한창일 때였을 것이다. 그 당시 인도나 남아공을 위주로 제3세계만의 독자적인 길을 주창하는 이들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냥 내가 생각하기엔 한때 공산주의에 빠졌다 돌아온 작가가 이러한 제3의 길(?)과 같은 노선을 지지하면서 소련이나 미국을 비판적 관점으로 바라봐야 된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너무 나아갔나.......
사실 21세기의 내가 50년 전의 이 작품을 읽고나서 느낀 점은 이 코지모라는 주인공이 정말 완고한 고집이 있구나 하는 것 뿐이었다. 사람의 신념이 갈대 같은 요즘에 이렇게 주위의 내려오라는 압박에도 불구하고 한평생 나무 위에서만 사는 이 주인공이 대단하게 느껴지지만, 세상이 휙휙 바뀌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이런 사람이 사회를 살아갈 수 있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신념이라고 하면 좋은 의미지만 이를 다르게 해석하면 완고함, 고집이 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자신이 말을 던져 놓거나 약속을 하고 한순간에 손바닥 뒤집듯이 바꿔버리는 현 시점에서 이러한 고집은 오히려 반가울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 인터넷, 휴대폰, 스마트폰 점점 발달하는 정보화시대에 전화나 문자로 한 말을 쉽게 취소하는 모습이 그리 달갑지는 않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만난다고 하면 집전화로 미리 약속을 잡고 그 때까지 나가야 서로 불편하지 않았기에 쉽게 취소할 수 없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완고함, 고집은 사소한 인간관계부터 일반 대중과의 약속도 포함될 것이다. 흔히 뚝심이라고 한다. 자신이 믿는 것을 계속 추진하는 능력.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대다수가 반대하지만 뚝심, 고집으로 밀고나가면 아집으로 보일 것이고 대다수가 찬성하지만 뚝심 부족으로 중도에 포기하면 위선으로 보일 것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광경이다.
코지모 남작의 신념, 고집도 그렇지만 위에서 관조하는 능력 또한 생각해 볼 일이다. 관조라는 것은 어떤 일에서 조금 떨어져서 지켜본다는 의미 아닌가. Professionalism의 자세와 일맥상통하지 않은가. 흔히 전문가 집단을 사회가 필요로 할 때는 이러한 능력을 보는 것이 아닐까. 그래야 일반인들도 전문가를 인정하지 않을까.
세상을 위에서 바라보면 더 잘 보이게 된다. 소용돌이에 직접 휘말리지 않으면서. 광우병이 2008년도에 난리였을 때 온갖 루머가 난무했을 때, 서울대 수의학과 우희종 교수가 나와 궤변을 쏟아낼 때, 의학적인 지식으로 무장하여 전문가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의협에서는 조심하라 --> 괜찮다고 말바꾸기를 하여 정부 눈치 본다고 공격받고, 그 당시 분당서울대병원의 치매 전문이신 김상윤 신경과 교수님 정도가 이러이러한 점에서 조심해야 하는데 실제 한우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고 pathology상 확인을 못해 단정을 짓지 못한다고 입장을 내놓았었다. 자칭 전문가들은 찬성 또는 반대의 입장에서 자신의 이익만을 대변하였었다. 지식인은 yellow journalism, media frenzy에서 벗어나서 나무 위의 남작의 코지모처럼 나무 위에서 땅을 봐야 했었다.
세상을 위에서 바라보면 더 잘 보이는 것 외에도 더 넓게 볼 수 있다. 갈수록 specific해지는 전문지식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의대에서 가정의학과를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2년 전부턴가 자유전공, 융합기술전공 등 통합전공이 생겨났고 물리학과 철학의 만남, 의학과 예술의 만남과 같은 서적들이 인기를 끈다. 세부적인 것을 파는 것에 질려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는 지식의 한우물만 파서 좋은 결과물과 논문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인식하는 사회의 폭을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진중권, 정재승, 조국 이런 사람들이 인기가 있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 사람들이 자기 전공에서 얼마나 업적이 있는지는 노코멘트...).
하여튼 쓸데없이 길어진 감이 있는데, '나무 위의 남작' 이라는 책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책이었고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이 참 좋은 시리즈인 것만은 확실하다. 추천해 준 동기 OOO형에게도 감사~!
Thursday, May 5, 2011
수원 화성
어린이날을 맞아 그동안 벼르고 별렸던 수원 화성에 가기로 결심.
수원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가 사랑하는 용산-천안 급행열차를 타기로 결정했다.
화성장대(서장대)라고 써져 있는 누각과 효원의 종. 1000원 내면 종을 칠 수 있다고 한다.
화성열차. 돈내고 타기는 살짝 아까우나 어린이들에게는 좋을 것 같다. 예전 크로아티아 plitvice 공원에서 탄 열차가 생각났다.
2시부터 시작된 장용영수위의식. 장용영은 정조의 친위부대로 말하자면 인계를 하는 의식이라고 보면 된다. 병조판서의 명령을 전달한다고 한다.
수원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가 사랑하는 용산-천안 급행열차를 타기로 결정했다.
옥수역 전경이다. 예전에는 국철이었으나 현재 중앙선으로 이름이 바뀌고 많이 좋아졌음.
배차간격이 13분이라 타이밍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10시 52분이 용산에서 출발하는 천안행 급행열차였고, 10시 33분이 옥수역 도착하는 중앙선 시간인데 무려 3분 늦어 불안해 졌었다.
용산으로 도착하는 중앙선은 platform 2이고, 급행열차는 platform 3이기 때문에 바로 열차 도착해서 옆으로 건너가서 대기하는 전철 타면 된다. 이런게 묘미지.
용산-천안 급행열차를 좋아하는 이유는 서울 안에서는 역에 모두 정차하면서 그 다음 경기도 들어서면 안양, 수원, 병점, 평택 등 거점도시만 서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어서이다. 게다가 지하철만 타다가 전철을 타면 바깥 구경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수도권 전철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간은 아무래도 구로역 부근인 것 같다. KTX부터 해서 동인천과 천안행으로 갈리는 구간, 새마을호, 화물열차 등 각종 열차의 교통길이 되기 때문에 잠시 지체도 되고, 잘못하면 탈선도 일어날 수 있는 물동량이 많은 구간이어서이다.
여긴 수원역. 요새 역사는 민자역사가 많아 복합시설을 겸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평택역도 그렇고 용산역이야 몰라보게 바뀌어졌고. 약간 슬럼가였던 역 주변이 민간자본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보면 자본이 대단한 것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수원 장안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자랑인 수원 화성에 발걸음을 내딛었다. 10시 52분 천안행 급행열차를 타고 11시 30분에 수원 도착. 장안문에는 11시 50분쯤에 도착하였다. 날이 더워져 옷을 덥게 입고 간 것을 후회하면서 걸어갔다.
화서문 근처에서 내려오는 계단과 서장대에서 바라 본 화성행궁의 모습. 땀을 흘려가며 성을 올라갔다. 어린이날이라서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많았다.
화성장대(서장대)라고 써져 있는 누각과 효원의 종. 1000원 내면 종을 칠 수 있다고 한다.
화성열차. 돈내고 타기는 살짝 아까우나 어린이들에게는 좋을 것 같다. 예전 크로아티아 plitvice 공원에서 탄 열차가 생각났다.
여기는 화성행궁. 원래 토/일요일에 상설체험을 하도록 했는데 어린이날이라 특별히 열었다고 한다. 체험관에는 부채 만들기, 한지 만들어 탁본 뜨기, 떡 메치기, 도자기 만들기 등등이 있었는데 많은 아이들이 하고 있었다. 엽전을 사서 낸다는 발상이 참신했다. 한지 만들기에는 몇몇 외국인들도 관심을 가지고 체험하고 있었다. 자원봉사자 분이 뙤약볕에서 참 열심히 도와주고 계셨다.
화성행궁을 둘러보고 2시 30분쯤 연무대(동장대)에 가니 3시부터 무예 및 마상무예가 있다고 해서 책 읽으면서 기다리다 봤다. 마상무예는 어린이날이라 특별히 마련했다고 한다. 일반 장창, 쌍검, 월도(月刀) 등의 시범을 보였고, 마상무예에서는 마상쌍검, 마상궁(弓) 그리고 마상재(馬上才) 시범을 보았다. 우리가 사극이나 영화의 무술 장면에서 볼 수 있었던 무예를 실제로 보게 되어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다만 꼭 앞에서 우산을 저렇게 높게 치켜드는 사람들이 있어 약간 불쾌했다 (예전 야구장에서 저런 커플이 있어 말다툼을 한 적이 있어서). 30분간 재미난 구경 했다!
돌아가는 길은 역시 수원역-용산역-옥수역으로 해서 집으로~
좋은날 잡아서 작년 겨울부터 간다고 했던 화성에 드디어 갔다왔다.
드디어 동생에게 떳떳해지겠네.
Sunday, May 1, 2011
이상 - 오감도
너무나도 유명한 이상의 오감도.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 누구나 접했을만한 시 제1호와 문제집에 많이 등장했었던 시 제 4호. 언제봐도 이상의 초현실주의와 천재성에 감탄이 절로 난다. 여러 해설이 있지만 그대로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 하다.
시 제1호
13인의 兒孩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4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5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6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7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8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9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0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1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3인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적당하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지아니하여도좋소.
시 제2호
나의아버지가나의곁에서조을적에나는나의아버지가되고또나는나의아버지의아버지가되고그런데도나의아버지는나의아버지대로나의아버지인데어쩌자고나는자꾸 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가되니나는왜나의아버지를껑충뛰어넘어야하는지나는왜드디어나와나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 버지의아버지노릇을한꺼번에하면서살아야하는것이냐.
시 제3호
싸움하는사람은즉싸움하지아니하던사람이고또싸움하는사람은싸움하지아니하는사람이었기도하니까싸움하는사람이싸움하는구경을하고싶거든싸움하지아니하던 사람이싸움하는것을구경하든지싸움하지아니하는사람이싸움하는구경을하든지싸움하지아니하던사람이나싸움하지아니하는사람이싸움하지아니하는것을구경하든 지하였으면그만이다.
시 제4호
ㅡ환자의容態에관한문제
진단 0,1
26.10.1931
以上 責任醫師 李 箱
시 제5호
전후좌우(前後左右)를재(除)하는유일(唯一)의흔적(痕跡)에있어서
익은불서(翼殷不逝) 목불대도(目不大覩)
반왜소형(矮小形)의신(神)의안전(眼前)에아전낙상(我前落傷)한고사(故事)를유(有)함.
장부(臟腑)라는것은침수(浸水)된축사(畜舍)와구별(區別)될수있을는가.
시 제6호
앵무鸚鵡 ※ 2필
2필
※ 앵무는 포유류에 속하느니라.
내가2필을아아는것은내가2필을아알지못하는것이니라. 물론나는희망할것이니라.
앵무 2필
"이소저(小姐)는시사이상(李箱)의부인이냐""그렇다"
나는거기서앵무가노한것을보았느니라. 나는부끄러워서얼굴이붉어졌었겠느니라.
앵무 2필
2필
물론나는추방당하였느니라. 추방당할것까지도없이자퇴하였느니라. 나의체구는중축(中軸)를상실하고또상당히창량하여그랬든지나는미미하게체읍(涕泣)하였느니라.
"저기가저기지""나""나의-아-너와나"
"나"
SCANDAL이라는것은무엇이냐."너""너구나"
"너지""너다""아니다너로구나"
나는함뿍젖어서그래서수류(獸類)처럼도망하였느니라. 물론그것을아아는사람혹은보는사람은없었지만그러나과연그럴는지그것조차그럴는지.
시 제7호
구원적거(久遠謫居
)의지(地)의일지(一枝)·일지(一枝)에피는현화(顯花)·특이(特異)한사월(四月)의화초(花草)·삼십륜(三十輪)·삼십륜(三十輪)에전후(前後)되는양측(兩側)의명경(明 鏡)·맹아(萌芽)와같이희희(戱戱)하는지평(地平)을향(向)하여금시금시낙백(落魄)하는만월(滿月)·청간(淸澗)의기(氣)가운데만신창이(滿身瘡痍)의만월(滿月)이의형당(刑當)하여혼륜 (渾淪)하는·적거(謫居)의지(地)를관류(貫流)하는일봉가신(一封家信)·나는근근(僅僅)히차대(遮戴)하였더라·몽몽 한월아(月芽)·정밀(靜謐)을개엄(蓋掩)하는대기권(大氣圈)의요원(遙遠)·거대(巨大)한곤비(困憊)가운데의일년사월一年四月의공동空洞·반산전도槃散顚倒하는성좌星座와성 좌星座의천열千裂된사호동死胡洞을포도逋逃하는거대巨大한풍설風雪·강매·혈홍血紅으로염색染色된암염岩鹽의분쇄粉碎나의뇌腦를피뢰침避雷針삼아침하반과 沈下搬過되는광채光彩임리한망해亡骸·나는탑배塔配하는독사毒蛇와같이지평地平에식수植樹되어다시는기동起動할수없었더라·천량天亮이올때까지
시 제8호
ㅡ 解剖
제일부시험第一部試驗 수술대手術臺 일一
수은도말평면경水銀塗抹平面鏡 일一
기압氣壓 이배二倍의평균기압
온도溫度 개무皆無
위선마취爲先痲醉된정면正面으로부터입체立體와입체立體를위爲한입체立體가구비具備된전부全部를평면경平面鏡에영상 映像시킴. 평면경平面鏡에수은水銀을현재現在와반대측면反對側面에도말이전塗沫移轉함. (광선침입방지光線侵入防止에주의注意하여)서서徐徐히마취痲醉를해독解毒함. 일축철필一軸鐵筆과 일장백지一張白紙를지급支給함.(시험담임인試驗擔任人은피시험인被試驗人과포옹抱擁함을절대기피絶對忌避할것)순차수술실順次手術室로부터피시험인被試 驗人을해방解放함.익일翌日.평면경平面鏡의종축縱軸을통과通過하여평면경平面鏡을이편二片에절단切斷함. 수은도말이회水銀塗抹二回.
ETC 아직그만족滿足한결과結果를수득收得치못하였음.
제이부시험第二部試驗 직립直立한평면경平面鏡 일一
조수助手 수명數名
야외野外의진공眞空을선택選擇함. 위선마취爲先痲醉된상지上肢의첨단尖端을경면鏡面에부착附着시킴. 평면경平面鏡의수은水銀을박락剝落함. 평면경平面鏡을후퇴後退시킴.(이때영상映像된상지上肢는반드시초자硝子를무사통과無事通過하겠다는것으로가설假說함)상지上肢의종단終端까지. 다음수은도말水銀塗抹.(재래면在來面에)이순간공전瞬間公轉과자전自轉으로부터그진공眞空을강차降車시킴. 완전히이개二個의상지上肢를접수接受하기까지.익일翌日.초자硝字를전진前進시킴.연連하여수은주水銀柱를재래면在來面에도말塗抹함.(상지上肢의처분處 分)[혹은멸형滅形]기타其他.수은도말면水銀塗抹面의변경變更과전진후퇴前進後退의중복重複등等.
ETC 이하以下미상未詳
진단 0,1 26.10.1931 책임의사 이상
시 제9호
ㅡ 총구
매일每日같이열풍烈風이불더니드디어내허리에큼직한손이와닿는다.황홀恍惚한지문指紋골짜기로내땀내가스며드자마자쏘아라.쏘으리로다.나는내소화기관消 化器管에묵직한총신銃身을느끼고내다물은입에매끈매끈한총구銃口를느낀다. 그리더니나는총銃쏘으드키눈을감으며한방총탄銃彈대신에나는참나의입으로무엇을내배앝었더냐.
시 제10호
ㅡ 나비
찢어진벽지壁紙에죽어가는나비를본다.그것은유계幽界에낙역絡繹되는비밀秘密한통화구通話口다.어느날거울가운데의수염鬚髥에죽어가는나비를본다.날개축 처어진나비는입김에어리는가난한이슬을먹는다.통화구通話口를손바닥으로꼭막으면서내가죽으면앉았다일어서드키나비도날아가리라.이런말이결決코밖으로새 어나가지는않게한다.
시 제11호
그사기컵은내骸骨과흡사하다. 내가그컵을손으로꼭쥐엿슬때 내팔에서는난데없는팔하나가接木처럼도치더니그팔에달린손은 그사기컵을번쩍들어마룻바닥에메여부딧는다. 내팔은그사기컵을死守하고잇스니散散이깨어진것은그럼그사기컵과흡사한내骸骨이다. 가지낫든팔은배암과같이내팔로기어들기前에내팔이或움즉엿든들洪水를막은白紙는찌저젓으리라. 그러나내팔은如前히그사기컵을死守한다.
시 제12호
때묻은빨래조각이한뭉텅이공중空中으로날라떨어진다.그것은흰비둘기의떼다.이손바닥만한한조각하늘저편에전쟁戰爭이끝나고평화平和가왔다는선전宣傳이 다.한무더기비둘기의떼가깃에묻은때를씻는다.이손바닥만한하늘이편에방망이로흰비둘기의떼를때려죽이는불결不潔한전쟁戰爭이시작始作된다.공기空氣에숯 검정이가지저분하게묻으면흰비둘기의떼는또한번이손바닥만한하늘저편으로날아간다.
시 제13호
내팔이면도칼을든채로끊어져떨어졌다.자세히보면무엇에몹시위협威脅당하는것처럼새파랗다.이렇게하여잃어버린내두개팔을나는촉대燭臺세움으로내방안에장 식裝飾하여놓았다.팔은죽어서도오히려나에게겁怯을내이는것만같다.나는니러한얇다란예의禮儀를화초분花草盆보다도사랑스레여긴다.
시 제14호
고성앞에풀밭이있고풀밭위에나는모자를벗어놓았다.성위에서나는내기억에꽤무거운돌을매어달아서는내힘과거리껏팔매질쳤다.포물선을역행하는역사의슬픈울 음소리.문득성밑내모자곁에한사람의걸인이장승과같니서있는것을내려다보았다.걸인은성밑에서오히려내위에있다.혹은종합된역사의망령인가.공중을향하여 놓안모자의깊이는절박한하늘을부른다.별안간걸인은율률한풍채를허리굽혀한개의돌을내모자속에치뜨려넣는다.나는벌써기절하였다.심장이두개골속으로옮겨 가는지도가보인다.싸늘한손이내이마에닿는다.내이마에는싸늘한손자국이낙인되어언제까지지어지지않았다.
시 제15호
1
나는거울없는실내室內에있다.거울속의나는역시외출중外出中이다.나는지금至今거울속의나를무서워하며덜고있다.거울속의나는어디가서나를어떻게하려는음모陰謨를하는중中일까.
2
죄罪를품고식은침상寢床에서잤다.확실確實한내꿈에나는결석缺席하였고의족義足을담은군용장화軍用長靴가내꿈의백지白紙를더럽혀놓았다.
3
나는거울속에있는실내室內로몰래들어간다.나를거울에서해방解放하려고.그러나거울속의나는침울沈鬱한얼굴로동시同時에꼭들어온다.거울속의나는내게미안未安한뜻을전傳한다.내가그때문에영어囹圄되어있드키그도나때문에영어囹圄되어떨고있다.
4
내가결석缺席한나의꿈.내위조僞造가등장登場하지않는내거울.무능無能이라도좋은나의고독孤獨의갈망자渴望者다.나는드디어거울속의나에게자살自殺을권유 勸誘하기로결심決心하였다.나는그에게시야視野도없는들창窓을가리키었다.그들창窓은자살自殺만을위爲한들창窓이다.그러나내가자살自殺하지아니하면그가 자살自殺할수없음을그는내게가르친다.거울속의나는불사조不死鳥에가깝다.
5
내왼편가슴심장心臟의위치位置를방탄금속防彈金屬으로엄폐掩蔽하고나는거울속의내왼편가슴을겨누어권총券銃을발사發射하였다.탄환彈丸은그의왼편가슴을관통貫通하였으나그의심장心臟은바른편에있다.
6
모형심장模型心臟에서붉은잉크가엎질러졌다.내가지각遲刻한내꿈에서나는극형極形을받았다.내꿈을지배支配하는자者는내가아니다.악수握手할수조차없는두사람을봉쇄封鎖한거대巨大한죄罪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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